아래 어금니를 오래 전에 뽑고 그대로 두셨나요? 시간이 지나면 아래턱 뼈가 많이 줄어들어서, 임플란트를 심고 싶어도 심을 뼈가 없는 경우가 생깁니다. 특히 아래턱 속에는 아랫입술과 턱 끝의 감각을 담당하는 굵은 신경(하치조신경)이 지나가는데, 뼈가 얇아지면 이 신경이 임플란트를 심어야 할 자리 바로 아래에 있게 됩니다.
이럴 때 선택지는 보통 두 가지였습니다. 뼈를 이식해서 키우는 방법, 아니면 틀니. 뼈이식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여러 번 수술해야 하는 부담이 있습니다. 그런데 세 번째 선택지를 다룬 증례 보고가 최근 영국치과의사협회 학술지(British Dental Journal)에 실렸습니다. 신경을 살짝 옆으로 옮겨 임플란트 자리를 만드는 ‘하치조신경 전위술’을 디지털 가이드로 정밀하게 시행한 사례입니다.
증례: 신경 위 뼈가 4mm도 안 남은 40대 여성
환자는 40대 여성으로, 왼쪽 아래 어금니 부위의 치아를 충치로 잃은 지 수년이 지나 뼈가 심하게 위축된 상태였습니다. 신경 위쪽에 남은 뼈가 4mm도 되지 않아 일반 임플란트는 물론 짧은 임플란트도 심을 수 없었습니다. 틀니는 원치 않았고, 여러 번 내원해야 하는 뼈이식도 원치 않아 신경 전위술을 선택했습니다.
디지털 가이드로 절반 시간, 국소마취로
수술팀은 CBCT와 구강 스캔 데이터를 합쳐 만든 수술 가이드를 사용했습니다. 가이드에 신경의 경로와 뼈를 자를 선이 미리 표시되어 있어, 수술 중 신경을 정확히 찾아 안전하게 옮길 수 있었습니다. 가이드 덕분에 수술 시간은 평소의 절반 정도로 줄었고, 원래 전신마취가 권고되던 수술을 국소마취만으로 마쳤습니다.
9개월 만에 감각 회복, 임플란트 식립
수술 후 아랫입술 주변에 감각 이상이 있었지만 9개월 만에 완전히 회복됐습니다. CBCT에서 뼈가 완전히 아문 것을 확인한 뒤 임플란트를 식립했습니다.
주의할 점도 분명합니다
신경을 다루는 수술인 만큼 감각 이상(얼얼함, 둔해짐)이 생길 수 있습니다. 대부분 6~12개월 안에 회복되지만 드물게 오래 남을 수 있고, 뼈가 너무 약하면 수술 중 턱뼈가 부러질 위험도 있어 누구나 받을 수 있는 수술은 아닙니다. 뼈이식보다 치료 기간이 짧을 수 있지만 신경 손상 위험은 더 높다는 점을 연구자들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뼈가 많이 없어 임플란트를 포기하셨던 분이라면 ‘신경을 옮기는 방법’도 있다는 걸 알아두시면 좋겠습니다. 다만 고난도 수술인 만큼 경험 많은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하시길 권합니다.
Reference
Digitally guided alveolar nerve repositioning surgery: a novel approach to the atrophic posterior mandible. British Dental Journal. https://doi.org/10.1038/s41415-026-9879-0
이 글은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진료나 치료 결정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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