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는 동안 숨이 멎는 병, 수면무호흡증. 코골이가 심하고 낮에 졸음이 쏟아지며, 심하면 고혈압·심장병·뇌졸중 위험까지 높아지는 병입니다.
표준 치료는 양압기(CPAP)입니다. 잘 때 마스크를 쓰고 공기를 불어넣어 기도가 막히지 않게 하는 장치죠. 효과는 확실합니다. 문제는 ‘쓰기 힘들다’는 것. 답답하고 시끄럽고, 출장이나 여행 갈 때 챙기기도 번거롭습니다. 실제로 양압기를 처방받은 환자 중 상당수가 제대로 사용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오래전부터 “먹는 약은 없을까” 하는 연구가 이어져 왔는데, 이번에 3상 임상시험 결과가 나오면서 현실에 한 발짝 다가섰습니다. 약 이름은 AD109입니다.
AD109는 어떤 약인가요?
하루 한 알, 잠들기 전에 먹는 약입니다. 두 가지 성분을 합친 복합제입니다.
- 아록시부티닌(aroxybutynin): 수면 중 기도 주변 근육이 풀어지는 것을 막아주는 성분
- 아토목세틴(atomoxetine): 기도를 열어주는 근육에 힘을 실어주는 성분
쉽게 말하면, 잠자는 동안 목 안의 근육이 축 늘어져 기도가 막히는 현상(무호흡의 직접 원인)을 약으로 붙잡아 두는 원리입니다. 기계를 쓰지 않고 약으로 기도를 열어 두겠다는 발상입니다.
3상 시험, 결과는 어땠나
시험 이름은 SynAIRgy. 미국과 캐나다 69개 기관에서 646명이 참가한 26주간의 무작위·이중맹검·위약대조 시험이었습니다. 참가자는 모두 경증~중증 수면무호흡증 환자이면서, 양압기를 쓰지 못하거나 거부한 분들이었습니다. 바로 이 약이 노리는 환자군입니다.
핵심 결과는 이렇습니다.
- 무호흡-저호흡지수(AHI, 시간당 무호흡·저호흡 횟수): 약 복용군 44.1% 감소 vs 위약군 17.6% 감소
- 밤사이 산소포화도 저하 지표도 함께 개선
- 복용자의 40% 이상이 수면무호흡증 중증도 단계가 한 단계 완화됨
수치로 보면 분명한 효과입니다.
부작용은?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입니다. 부작용 때문에 복용을 중단한 비율이 약 복용군의 21%(위약군 3%)에 달했습니다. 5명 중 1명꼴입니다. 가장 흔한 부작용은 입마름, 불면, 메스꺼움, 소변보기가 불편해지는 증상이었고, 대부분 가벼운 수준에서 복용 초기에 나타났습니다. 심각한 부작용이나 사망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효과가 있어도 꾸준히 먹지 못하면 소용없습니다. 실제 처방 단계에서는 이 ‘지속 복용’ 문제가 가장 큰 숙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언제쯤 쓸 수 있나요?
아직 시판 전입니다. 개발사(Apnimed)가 미국 FDA에 신약 허가를 신청했고, FDA가 심사에 착수했습니다. 심사 목표일은 2027년 2월 28일입니다. 허가가 나면 수면무호흡증 최초의 경구 치료제가 됩니다.
환자에게 어떤 의미일까요
양압기를 도저히 못 쓰겠는 분들에게는 분명 반가운 소식입니다. 선택지가 하나 더 늘어나는 셈이니까요.
다만 약이 모든 답은 아닙니다. 수면무호흡증의 원인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턱이 작거나 뒤로 들어가 기도가 구조적으로 좁은 경우, 심한 비만이 동반된 경우 등에는 약만으로 해결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양악전진술 같은 수술적 치료가 여전히 근본적인 선택지가 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정확한 진단입니다. 수면다원검사로 자신의 무호흡 유형과 중증도를 파악한 뒤, 양압기·구강내장치·약물·수술 중 자신에게 맞는 치료를 전문의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이 글은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진료나 치료 결정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출처: Apnimed 보도자료(2026), American Journal of Respiratory and Critical Care Medicine 게재 SynAIRgy 3상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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